국가혁명당 허경영 "나는 정치인 아니다. 서울엔 행정시장 필요"

  • 기자명 이승우 기자
  • 기사승인 2021.03.2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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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7일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총 12명의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양강 구도가 확립되었지만,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목소리도 뜨거웠다. <뉴스톱>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소수정당ㆍ무소속 서울시장 후보를 차례로 인터뷰한다.'"

① 무소속 신지예 "민주·국힘 모두 적폐...이제는 '과거 대 미래'"

② 미래당 오태양 "다양성이 서울의 경쟁력...'소수자 포용' 시장 되겠다"

③ 기본소득당 신지혜 "서울시민에게 연 80만원 기본소득 줄 수 있다"

④ 국가혁명당 허경영 "나는 정치인 아니다. 서울엔 행정시장 필요"

⑤ 진보당 송명숙 "강남 해체 필요...탄소 감축 위해 테헤란로 2차선으로"

민생당 이수봉 "문제는 보수-진보가 아니다. '기득권 카르텔'을 부숴야 한다"

현장'에서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71)를 만났다.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IQ 430', '공중부양' 등 파격적인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국가혁명당 대표로 '국가배당금'이라는 획기적인 공약을 내세워 매번 대선을 겨냥하고 있다. 허경영은 <뉴스톱>과의 인터뷰에서 정쟁없는 시장, 시민을 위한 행정시장을 약속했다.

국가혁명당 허경영 서울시장 후보가 27일 여의도 더현대백화점 앞 유세 현장에 등장하고 있다.
국가혁명당 허경영 서울시장 후보가 27일 여의도 더현대백화점 앞 유세 현장에 등장하고 있다.

 

※ 허경영 후보를 만나기까지...

순탄치 않은 인터뷰였다. 본래 3월 26일 금요일 오후 경기 양주군 장흥에 있는 '하늘궁'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약속 장소로 이동하던 중 국가혁명당 측에서 갑작스레 일정을 변경했다. 불가피하게 28일 일요일 오전 야외 유세 후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다. 당일에는 인터뷰 장소를 두고 비서실장 및 경호실장과 논의를 했다. 결국 일정 상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없다는 말에, 여의도 더현대서울 내부에 있는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지만, 장소 섭외도 하지 않은 채 백화점 내부에서 인터뷰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더현대 안전관리팀에서는 내부 촬영을 금지했다.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을 방역 수칙 위반으로 신고하여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더현대 측은 허경영 후보를 촬영하는 일반인들에게도 제재를 가했다. 결국 경찰과 더현대 백화점 안전관리팀 직원이 진을 치는 가운데에서, 촬영 없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치의 희화화'를 경계하는 뉴스톱은 허경영 후보와의 인터뷰에서는 웃음기를 뺀 채 진지하게 임할 계획이었다. 주로 공약에 대한 검증 질문이 주를 이뤘다.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허경영 후보 역시 진지한 태도로 질문에 답했다.

 

◈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행정 시장이 될 것

-"나라에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도둑놈이 많다."라는 슬로건이 공감을 받고 있습니다.

"(웃음) 30년 전 대선에 출마할 때부터 만들어 지금까지 쭉 사용해온 슬로건입니다."

 

-"도둑놈이 많다."는 것은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예산 70% 정도가 낭비예산이라는 것이죠. 지난해 출산 예산이 45조, 국방 예산이 50조였지만, 출산 예산은 제대로 분배되지 않았습니다.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어요. 돈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편집자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다르면 2020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저출산 방지에 투입한 예산은 총 45조700억원이다)

그는 아동·출산 수당과 같은 전용 예산으로는 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50조 예산 중 20조를 군인 임금으로 지급하지만, 출산 예산 45조는 필요한 사람에게 지급되지 않는다면서 예산이 제대로 분배되지 않는 실정을 지적했다.

 

-'허경영' 하면 파격적인 공약이 떠오릅니다. 이번에도 "서울시 예산 70% 절약 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공약을 준비했던데,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가요. 공무원을 감축하겠다는 의미인가요.

"70% 예산 절약은 서울시 간접예산을 줄인다는 의미입니다. 공무원 감축이나 월급 삭감은 없습니다."

 

-예산을 급격히 줄이면 서울시가 마비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정치 시장이 아니라 임명제 시장인 경우 서울시 예산 40조 중 3분의 1만 있으면 충분히 운영 가능합니다."

 

-정치 시장이 아니라 행정 시장이 되겠다는 의미인가요.

"정치 시장은 자신의 다음 선거만을 보기 때문에, 전시 행정을 하느라 예산을 3배 정도 낭비하고 있어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청계천 사업처럼 말이죠. 만일 국가의 녹을 먹는 임명제 시장이 된다면, 예산을 70%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청계천은 서울 시민의 호응을 얻지 않았었나요.

"청계천 사업 자체는 잘 된 사업입니다. 하지만, 행정 시장이 되면 그 이상의 전시 행정은 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20세 이상 미혼자에게 월 20만 원의 연애수당을 약속했습니다. 타 정당에서 주장하는 '기본소득'과 차이가 있나요.

"기본소득과 연애수당은 다릅니다. 결혼하면 연애수당을 받을 수 없습니다."

 

-기혼자와 비혼자를 구분한다는거군요.

"한 달에 한 번 연애수당을 구청에서 수령하는 날을 큰 행사로 기획하고자 합니다. 지역의 비혼자들이 연애수당을 수령함과 동시에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만남의 장'(딘체미팅)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부동산, 자동차에 대한 보유세와 재산세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서울시 재산세는 돈 많은 사람은 더 내고, 없는 사람은 적게 내면서 빈부격차를 완화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서울시 재산세는 4조 원이 좀 넘는데, 이걸 다 없애면 예산에 구멍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어떻게 해결하실 건가요.

"취득세와 양도세를 통해 조절할 수 있습니다. 재산세는 불법입니다. 직장도 없는 사람에게 무분별하게 징수하고 있으니까요. 국가가 세금을 적게 걷고 이를 아껴서 국민에게 나눠줘야 합니다."

그는 소득이 없어도 재산세를 내는 것을 두고 봉급자는 재산세의 피해자라 말했다(편집자주: "봉급자가 재산세의 피해자"라는 말은 소득이 없는 사람이 재산세를 내는 것이 피해라는 취지의 말로 이해했다). 이어, 재산세를 소득세 중심으로 변경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만약 재산세를 없애서, 강남에 30억 아파트가 있는데도 재산세를 내지 않는 경우 서민들이 불공정하다고 느끼진 않을까요.

"강남 부동산은 이미 매도 시 세금을 많이 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빈익빈 부익부를 그렇게 나누면 안 됩니다. 정당히 벌어서 정당히 잘 사는 사람에게 재산세를 과다하게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죠."

그는 부동산을 이유로 국가가 세금으로 재산을 다 뺏어버리는 것을 비판했다. 재산세가 위헌이라는 주장도 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상속세도 폐지하여 중산층이 재산을 늘릴 수 있게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산세와 상속세 폐지를 통한 중산층 양산과 이들의 경제활동이 야기할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다.

기호 7번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백화점 앞 유세를 위해 이동하며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기호 7번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백화점 앞 유세를 위해 이동하며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 '허경영' 관련 논란에 대해

-대중들 사이에서 허경영의 이미지가 연예인과 정치인의 중간 정도로 희화화되고 있습니다. 괜찮으신가요.

"문제없습니다. 지금 정치는 너무 딱딱하죠. 제 역할은 정치를 좀 더 부드럽고 편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공중부양'도 하신다고 들었는데, 그냥 점프만 하시는 거 아닌가요.

"(준비하면) 실제로 공중부양을 할 수 있습니다. (웃음) 처음에는 젊은이들에게 레크리에이션이었어요. 젊은이들에게 나이 든 사람이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공중부양 덕분에 더욱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죠."

 

-하늘궁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천국과 비슷한 개념인 '백궁'에 들어가려면 300만 원을 내고 명패를 사야 한다는데, 일종의 비즈니스인가요.

"하늘궁은 영업장입니다. 상담과 강연에 돈을 받고, 이익을 창출해서 깨끗하게 세금을 내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인 중 세금 납부 랭킹 1위입니다. 개인 납세는 19억원, 하늘궁 운영으로 35억원 정도로 총 55억 정도를 세금으로 냈습니다."

그는 백궁 명패의 용도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300만원을 받아 실제 백궁(하늘나라)에 집을 짓는 것이고 일종의 관리비로 하늘궁에 납부를 하는 것이다. 300만원에 대한 세금도 내고 있는데다, 강제로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적 능력을 인정하는 사람만 돈을 내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덧붙였다.

(편집자주: 주식회사 초종교하늘궁은 2019년 기준 매출액 38억3817만원, 영업이익은 37억3795억원으로 영업이익률 97.4%이다. 업계평균 대비 영업이익은 1065%, 당기순이익은 2447%로 최상위 수준이다. 주요 사업은 백궁명패, 초우주무한대에너지 도소매 및 연구개발, 강연 등이다. 허경영 대표는 지난 2월 경기도에 하늘궁 종교법인 설립 허가를 신청했다. 종교법인이 되면 각종 세금혜택이 주어진다)

 

-재산을 72억을 신고했던데, 막대한 자산을 어떻게 축적하셨나요.

"실제 제 자산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하늘궁 법인 재산도 있고, 다른 기타 재산이 포함되다 보니 72억으로 신고했네요." 

 

-허경영 후보자와 관련하여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피선거권이 말소되기도 했고, 지난 총선에서는 국가혁명배당금당에서 전과자가 많다는 게 이슈가 되었죠. 실제로 전과자가 서울시를 접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요. 

"당에서 공천심사할 때 신원조회를 할 수가 없어서 이력서만 보고 뽑았습니다. 오히려 국가혁명당에 전과자 비율이 가장 낮았습니다. 다른 당의 전과자들이 더 많았죠. 특히 고위직과 부자일수록 전과가 많습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법을 어길 때가 종종 생깁니다. 이명박은 전과 17범이었고 저는 전과 3범입니다" 

(편집자주: 2020년 총선 당시 후보자 중 전과자는 더불어민주당이 1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국가혁명배당금당이 90명으로 2위였다. 미래통합당은 62명, 민중당 41명, 정의당 39명, 민생당 26명 순이었다. 정당별 전과자 비율은 민중당이 68.3%로 1위였고, 정의당(50.7%), 우리공화당(40.5%), 민주당(39.5%), 배당금당(38.3%), 미래통합당(26.2%) 순이었다.)

 

◈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 '허경영' 필요해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율 3위입니다.

"허경영의 정책이 국민들에게 절실한 순간이니까요."

그는 정쟁이 아니라 정책을 가지고 지난 30년간 꾸준히 노력해왔음을 강조했다. 독신가구가 950만이 넘는 현시점에서 국가가 정책적으로 도와주지 않는 한 결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가가 나서서 일자리, 연애, 주택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합니다. 국민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어요."

 

-당선도 가능하다고 보시나요.

"서울시장 당선보다 대통령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시장에 당선되는 것이 그렇게 기쁜 일이 아닙니다. 월급도 받지 않고, 판공비도 내 돈으로 쓰고, 서울시 돈을 10원도 쓰지 않을 테니까요."

그는 서울시장을 발판으로 대선을 노리고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신의 혁명적 공약을 서울시에서 한 번 경험해보자는 강력한 의지도 드러냈다.

"기존 여야 정치인이 서울시장이 되더라도 아무 것도 되는 게 없습니다. 새로운 서울시장은 정치권 밖에서 데려와야 해요. 여야 압박 없이 소신껏 자신의 신념을 밀어붙일 수 있을 것입니다."

 

-후보자 본인도 정치인 아닌가요

"저는 정치인이 아니라 '강연자'입니다. 지금까지 (국회의원) 뱃지를 한번도 달아본 적이 없어요."

 

-이번 서울시장 선거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시나요.

"정치인이 되어서는 안 되는 선거입니다.  단 한 번도 배지를 단 적이 없는 순수한 강사가 서울 살림을 해보겠다는 겁니다. 계속해서 정치인이 지도자가 되면 대한민국에 희망은 없습니다."

그는 서울시장은 서울시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을 대상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서울시 의회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정치하는 곳이 아니라 행정 하는 곳이라며 서울시에 뼈가 굵은 사람을 시장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지방자치 직선 선거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다. 

 

-허경영이 꿈꾸는 서울시 그리고 정치는 무엇인가요.

"'단순한 서울시'를 꿈꿉니다. 정치인이 개입하지 않고, 오직 행정가와 공무원들이 행정 서비스를 하는 '떠벌리지 않는 서울시'가 되어야 합니다."

그는 지금까지 국민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 예산을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국가가 관공서 건물을 처분하여 목돈으로 분배한다면 국민들이 혁신을 느낄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국민들은 투표만 했지, 진정한 국민을 위한 정치는 없었습니다. 국민이 불안하지 않게, 안정적인 생활비를 보장하는 국민 배당금을 통해 국민들이 깜짝 놀랄 수 있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허경영 후보 약력

-195011일 출생 (71)

-1997, 공화당 창당준비위원장, / 15대 대통령 후보 

-2007, 경제공화당으로 당명 변경 / 경제공화당 총재 / 17대 대통령 후보

-2014, 민주공화당 총재

-2019, 국가혁명당 창당 / 국가혁명배당금당으로 당명 변경

-2020, 21대 총선 출마

 

*허경영 후보 4대 공약

-"나라에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도둑놈이 많습니다."

 

1) 서울시 전체 예산 70% 절약, 시민에게 돌려드림

-시민배당금: 1인당 20만원 / (18세 이상)

-결혼, 주택자금: 15천만원 (결혼: 5천만원, 주택자금 1) / 1

-출산수당: 3천만원 / 1명당

-서울시장: 무보수 / 판공비 (업무추진비, 100억원): 자비 부담

 

2) 연애공영제

-미혼자 (20세 이상)에게 매월 20만원의 연애수당 지원

-결혼부 신설

 

3) 부동산, 자동차에 대한 보유세, 재산세 폐지

-부동산, 자동차는 세금을 냈음 / 보유만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헌법상 위법

 

4) 서울, 수도권에 특급수 물을 공급하겠다.

-남한강 팔당댐에서 북한강 수계 청평댐의 취수원으로 변경 / 좋은 물로 국민 건강 회복, 질병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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